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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병원 자주 바꾸면 위험한 이유…'치료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2026. 8. 15.

치매 환자, 병원 자주 바꾸면 위험한 이유…'치료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요즘 우리 주변을 보면 어르신들이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다는 병원 소문 들으면 가보고, 다른 의사 의견도 받아보고 싶고, 약국에서 약을 타던 병원이 문을 닫으니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일반적인 감기나 소화 불량이야 어디서 받든 큰 문제가 없지만, 치매 같은 만성질환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최근 대한치매협회 조범훈 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조한 내용이 바로 이것입니다. "치매 환자가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치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말씀인데요. 왜 이렇게까지 '연속성'을 강조하는 걸까요?

치매는 '변덕쟁이 질환'입니다

먼저 치매라는 병 자체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감기처럼 "약 먹고 쉬면 낫는" 질병이 아니에요. 치매는 뇌 신경세포가 점점 손상되면서 기억력, 판단력, 일상생활 능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만성질환입니다.

그래서 한 번 진단받으면 평생 관리를 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약물 치료도 계속되고, 환자의 상태도 계속 변합니다. 초기엔 약간의 기억 감퇴 정도였던 분이 6개월 후에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1년 후엔 약의 종류나 용량을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병원을 바꾸면 왜 문제가 될까요?

치매 환자, 병원 자주 바꾸면 위험한 이유…'치료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그래도 좋은 의사를 찾아가는 게 아닌가?" 하실 수도 있는데, 치매 치료에서는 이게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어떤 어르신이 A병원에서 3년 동안 진료를 받으셨다고 해봅시다. 의사는 그분의 병 진행 과정을 알고 있어요. 초기에는 어떤 증상이 있었고, 약을 어떻게 조절했을 때 효과가 좋았고, 최근 6개월간 어떻게 변했는지 다 파악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병원으로 옮기면?

새 의사는 첫 진료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과거 기록지를 받아도, 직접 관찰한 경험이 없으니 "왜 이 약을 썼을까?", "이 용량이 왜 필요할까?" 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다시 약을 처방하거나 용량을 바꾸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건 환자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어요.

특히 고령의 치매 환자들은 새로운 환경, 새로운 의사, 새로운 약 조합에 적응하는 게 젊은 사람들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새로운 환경에서 "이 약이 뭐야? 이 의사가 뭐래?" 하면서 불안감을 느끼시잖아요. 치매 환자는 더합니다.

'익숙함'이 약이 되는 이유

치매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세요. 점점 기억이 흐릿해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세상이 낯설어지는데…, 그나마 알고 있던 의사, 다니던 병원마저 바뀌면 어떨까요?

치매 환자, 병원 자주 바꾸면 위험한 이유…'치료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이 병원은 처음 오는 곳이네?", "이 의사는 누구야?" 하면서 불안감과 혼란이 가중될 겁니다. 그러면 치료에 협조하기도 어려워지고, 약도 제때 먹지 않으려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치매 환자들이 새로운 환경 적응 과정에서 증상이 악화되거나 섬망(일시적인 정신착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같은 의사, 같은 병원에 계속 다니면 어떻게 될까요? 환자도 익숙해지고, 의사도 환자를 정확히 알고 있으니 더 정교한 치료가 가능합니다. 약의 부작용도 빨리 알아챌 수 있고, 작은 변화도 감지할 수 있어요.

현실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계속 같은 병원을 다니는 게 좋다"는 걸 알면서도, 실제로는 병원을 자주 옮기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의료 접근성입니다.** 어르신이 다니던 병원이 갑자기 문을 닫거나, 의사가 그만두거나, 이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시골이나 작은 도시는 대형 종합병원이 없어서 먼 곳까지 가야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까운 다른 병원으로 옮기게 되는 거죠.

**두 번째는 보호자의 결정입니다.** 자식 분들이 "더 큰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을까?", "다른 의사 의견도 받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병원을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좋은 마음에서 나오는 결정이지만, 치매 환자 본인에게는 혼란만 가중될 수 있어요.

치매 환자, 병원 자주 바꾸면 위험한 이유…'치료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세 번째는 치료 만족도입니다.** 현재 의사의 치료 방법이나 설명에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병원을 찾게 됩니다. 이것도 이해가 되지만, 치매는 "이 약을 먹으면 내일 바로 낫는다"는 식의 질병이 아니기에, 어느 정도의 기다림과 신뢰가 필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범훈 회장이 강조한 "치료 공백 최소화"는 결국 이런 뜻입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병원을 옮겨야 한다면**, 이전 병원 기록을 충분히 챙기고, 새 의사에게 상세히 설명해주세요. "우리 어머니는 이 약에는 잘 반응했는데 저 약에는 안 맞았어요", "이전에 이런 부작용이 있었어요" 하는 식으로요. 그러면 새 의사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고, 이전 치료의 연속선상에서 진료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한 병원을 오래 다니는 것을 목표로 삼으세요.** 병원이 문을 닫거나, 의사가 그만두는 등의 불가피한 상황이 생기기 전까지는요. 작은 불만사항들—의사와의 소통이 어렵다거나, 대기 시간이 길다거나—은 병원을 옮길 정도로는 아니라고 생각해보세요.

**의료진과 신뢰 관계를 쌓으세요.** 정기 진료에 꼬박꼬박 가고, 증상 변화를 자세히 말해주고, 복용 상황을 정확히 보고하면, 의사도 환자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게 결국 더 좋은 치료로 이어져요.

치매 환자, 병원 자주 바꾸면 위험한 이유…'치료 연속성'이 얼마나 중요할까요?

사회적 차원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ㆍ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적 장치도 필요합니다. 조범훈 회장이 정책 수립을 촉구한 이유도 여기 있어요.

병원 기록의 전자화와 공유 체계 개선, 그래서 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도 진료 정보가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지역사회의 작은 병원도 치매 전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먼 거리 때문에 병원을 옮기는 일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요즘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 정도(5명 중 1명)에 이르렀어요. 그리고 그 중 상당수가 치매 환자이거나 치매 위험군입니다. 이제 "치매는 남의 일"이 아니에요. 우리 부모님, 우리 할아버지·할머니의 일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게, 이미 치매 진단을 받으신 분들이 끊김 없이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큰 병원, 유명한 의사도 좋지만, "어제 받던 치료가 오늘도 계속되고, 내일도 그럴 수 있는" 그런 안정성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해두세요.

혹시 가족 중 치매 진단을 받으신 분이 있다면, 현재 다니는 병원에서의 치료를 신뢰하고, 작은 불편함에는 좀 더 너그러워지기를 권합니다. 왜냐하면 그 연속성 자체가 약이 될 수 있거든요.

출처: https://www.khan.co.kr/article/202608150900025/?utm_source=khan_rss&utm_medium=rss&utm_campaign=life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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