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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면…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

2026. 8. 25.

우리 자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면…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

혹시 우리 아이도 모르는 사이에…

요즘 자녀들과 대화하다 보면 슬쩍 던져지는 말들이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너무 힘들어",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를 거야" 같은 표현들 말이에요. 아이들이 농담처럼 던지는 한마디인데, 부모 입장에서는 자꾸 자꾸 떠올려집니다. 혹시 우리 아이가 진짜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 말입니다.

언젠가부터 뉴스에 자주 나오는 것들입니다. 학업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학생들, 취업 준비하면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청년들, 대인관계가 복잡해지면서 괴로워하는 2030대 젊은이들.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 부모들의 마음은 철렁내려앉습니다. "혹시 우리 아이도…" 하는 불안감이 밀려오니까요.

최근 경희대병원의 백종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펴낸 신간 "죽고 싶은 사람, 살리고 싶은 사람"이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놀랍게도 자살을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 있는 죽음"으로 정의했다는 겁니다. 어? 뭔가 낯선 표현 같으실 수도 있지만, 이 관점이 우리 가정과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힘들 때 손을 거는 사회"

우리가 지금까지 자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왔을까요? 보통은 "그건 개인의 극단적 선택", "본인이 극복하지 못한 거", "마음이 약해서", "유전적 영향이 있나" 같은 식으로 개인 내부의 문제라고 봐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을 향해 "왜 그런 극단적 선택을 했냐"고 질책하거나, 유족들을 바라보며 "가족이 잘 챙기지 못했나" 하고 마음 아파하는 것으로 끝이 나곤 했습니다.

우리 자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면…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

하지만 백 교수의 관점은 다릅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에는 개인의 심리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부족함, 소통의 단절,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같은 여러 층의 문제가 겹쳐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볼까요. 입시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이 있다면, 그건 단순히 "그 학생의 심리 상태 문제"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경쟁 중심의 교육 시스템이 있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있으며, 부모의 기대감 때문에 혼자라는 느낌을 받고, 막상 학교 상담선생님에게 찾아가도 "애초에 신청해야 지원한다"는 식의 수동적 지원 체계만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내가 손을 들어야만 누군가 나를 잡아줄 수 있는 사회" 말고, "내가 힘들어 보일 때 주변에서 먼저 나를 챙기려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바로 이게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입니다.

우리 아이가 보내는 신호, 놓치고 있진 않나요?

그렇다면 부모 입장에서 우리가 먼저 할 수 있는 게 뭘까요?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첫 번째는 "관찰"입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 앞에서 자기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거든요.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괜찮아"라고 답하고, 또래 관계가 복잡해도 "친구들 다 괜찮더라"고 합니다. 밤을 세우며 게임을 하거나 SNS에만 집중하는 것도 보이지만, 그게 단순히 "요즘 아이들의 일반적인 행동"인지, 아니면 "마음이 힘들어서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신호"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 자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면…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

하지만 부모의 눈을 기르는 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변화들을 세심하게 보세요.

밥을 먹지 않으려 하고, 평소처럼 씻지 않으며, 방에만 있으려고 할 때. 또는 갑자기 엄청 밝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때(이건 역설적이게도 위험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미 극단적 결정을 내린 후 불안감에서 벗어나 평온해 보이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평소 즐기던 활동에 관심을 잃고, 친구들과의 약속을 자꾸 취소하려고 할 때.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누구에게도 필요 없는 사람", "이렇게라도 주변 사람들이 편할 거야" 같은 말을 내뱉을 때.

이런 신호들이 몇 주 이상 지속되면, 그건 "사춘기라 그런 거겠지" 하고 넘길 게 아니라 "우리 아이에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신호"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부모가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이유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먼저 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는 더욱 그래요.

백 교수가 지적하는 "신청주의" 복지 제도의 한계가 바로 이것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많은 지원 시스템은 "본인이 먼저 손을 들고 신청해야"만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 상담실도 "찾아가야" 상담을 받고, 정신건강 문제도 "본인이 병원 가야" 진단과 치료를 받습니다. 위기 상황 핫라인도 "직접 전화해야" 연결됩니다.

우리 자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면…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

그런데 마음이 가장 힘들 때, 특히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는 사람은 오히려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누군가를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먼저 손을 뻗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라는 거죠.

부모가 먼저 관심을 보이고, 먼저 이야기를 꺼내고, 먼저 "혹시 힘든 거 있니?"라고 물어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건 아이가 "약해서" 손을 잡아주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손을 잡는 것입니다.

대화하기: 멀리할 필요 없어요

"그럼 아이한테 어떻게 말을 꺼낼까?" 이건 많은 부모님들이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마치 잘못된 말을 하면 아이가 더 나빠질까봐 두려워하곤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조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판단하지 말고, 경청하세요"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아이가 요즘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면, "요즘 좀 피곤해 보이는데 뭐 고민 있니?"라고 물으면 됩니다. 아이가 "음… 그냥 학교 일이", "친구들 때문에" 정도만 말해도, "그럼 그게 어떤 건데?"라고 한 걸음 더 들어가보세요. 아이의 말을 중단시키거나 "그건 별 거 아니야",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들어"라고 비교하지 않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우리 자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면…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

만약 아이가 "나 진짜 힘들어. 이렇게라도 사라지면 좋겠어"라는 식의 극단적 표현을 꺼낸다면, 그때는 "아, 그렇게까지 힘들었구나. 고마워, 내게 말해줘서. 혼자가 아니야"라고 대답하세요.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함께 움직이면 됩니다.

중요한 건 "이건 치부다", "정신병은 약하기 때문이다" 같은 낡은 생각을 먼저 내려놓는 겁니다. 마음이 힘든 것도 신체 건강만큼 정상적인 신호이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치과에 가서 충치를 빼는 것처럼 당연한 일이라는 걸 아이도 알게 해줘야 합니다.

학교, 직장, 지역사회까지 함께 움직여야 해요

그런데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됩니다. 개별 가정이 아무리 노력해도, 그 아이가 다니는 학교나 직장, 지역사회가 함께하지 않으면 한계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학교라면, 상담선생님을 찾아가지 않아도 정기적으로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살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도록 하는 또래 프로그램도 있어야 하고요. 직장에서도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단순히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지 말고, 회사 차원에서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상사들을 교육해서 부하직원의 변화를 조기에 발견하도록 해야 합니다.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나 심리 상담소에 대한 낙인을 없애고, "누구나 언제든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의료 보험도 개선되어야 하고요. 현재는 정신건강 진료가 자기 부담금이 많아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 자녀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면…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이 모든 게 한꺼번에 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 부모들이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건 있습니다.

첫째, 우리 자녀와의 관계를 먼저 되돌아보세요. "혹시 아이가 최근에 나한테 마음을 얘기했던가?" "내가 그 얘길 제대로 들었나?" 이런 식의 성찰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엄마, 아빠한테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도 돼"라는 메시지를 자주 전하세요. 한 번 말하는 것보다 여러 번, 여러 상황에서 반복해서 전할수록 아이에게 닿습니다.

둘째, 자살예방에 대한 이전의 생각을 조금 다시 정의해보세요. "약한 사람이 하는 선택"이 아니라 "우리 사회 시스템이 함께 막아야 하는 문제"라고 말입니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이 "혼자가 아니라는 걸" 느끼도록 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부모 세대의 몫이기도 합니다.

셋째, 필요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학교 상담실,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정신건강 상담 전화(정신건강 위기 상담전화 1393)까지. 이런 자원들을 미리 알아두고, 필요할 때를 대비하세요. 혹시 아이가 극단적 신호를 보인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전문가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끝내며: 우리는 함께 있습니다

자녀들이 겪는 정신건강 위기가 나날이 심해지는 뉴스를 보면서, 우리 부모들은 어쩔 수 없이 불안해집니다. "혹시 우리 아이도…" 하는 마음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건, 이건 더 이상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는 겁니다. 학교도, 직장도, 사회도 함께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우리 부모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하면 됩니다. 우리 아이의 작은 신호를 읽어주고, 먼저 손을 내밀고, 혼자가 아니라는 걸 계속 전해주는 것. 바로 그게 부모의 역할입니다.

가장 힘들 때, 누군가 당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 당신의 목소리에 누군가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 이런 경험 자체가 가장 강력한 예방책입니다. 우리 부모 세대가 지금 시작하면, 우리 자녀들도, 그리고 훗날 우리 손주들도 조금 더 안전한 사회에서 살 수 있을 겁니다.

출처: https://www.khan.co.kr/article/20260825155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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