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때 발레 시작해도 몬테카를로 무대 선다…'늦은 시작'이 두려운 자녀에게 해주고 싶은 말
2026. 9. 9.

고등학교 2학년이던 어느 날, 한 남학생이 우연히 본 발레 공연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그 학생이 바로 지금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주역으로 활동 중인 안재용 발레리노예요. 영화 봤다는 느낌으로 무대에 앉았던 그 밤이 없었다면, 지금 그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었을 겁니다.
요즘 우리 자녀들을 보면 '지금 시작하면 늦지 않을까?', '남들은 다 어릴 때부터 했던데' 하는 불안감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안재용의 이야기는 그런 두려움을 날려버릴 만큼 설득력 있습니다. 대체 어떻게 고등학교 때 시작한 발레가 국제 무대까지 이르렀을까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고2 때 본 '로미오와 줄리엣'이 모든 걸 바꿨다
안재용이 발레와 만난 건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그는 친구 손에 이끌려 무용극장에 들어갔습니다. 무대 위에 펼쳐진 것은 천재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가 만든 '로미오와 줄리엣'이었어요.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무용수들이 움직이는 그 장면이 고등학생의 눈에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요?
대부분의 발레리노들은 다섯 살, 여섯 살부터 발레를 배웁니다. 유연성이 가장 좋을 때, 습관을 만들기 가장 쉬울 때부터 시작하는 거죠. 안재용은 그걸 훨씬 늦게 시작했습니다. 신체가 이미 굳어졌고, 남다른 춤 경험도 없었습니다. 겨우 몇 개월 차이지만, 발레의 세계에서는 '늦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는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그냥 무대에서 본 그 아름다움에 홀려서 매달렸습니다. 많은 학생이 한 번쯤 꿈꾸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니까…' 하며 접는 길을 그는 걷지 않았던 거죠.

'남들보다 뒤떨어졌다'는 불안감을 이기는 법
누구나 새로운 길에 들어설 때 불안합니다. 특히 이미 다른 사람들이 한참 앞서 가 있을 때는 더 그래요. '내가 지금부터 시작해서 따라갈 수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안재용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나이 또래 발레리노들은 이미 10년, 15년을 춤을 배웠을 때니까요. 하지만 그가 취한 태도는 아주 현명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나아가자'는 거였어요. 이건 단순한 긍정 마인드가 아니라,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발레를 배우는 사람이 꼭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물론 신체의 유연성이나 기초 체력을 더 빨리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나이의 몸은 기초를 배우고 단련하기에 충분히 유능합니다. 더군다나 정신적으로는 훨씬 성숙해 있죠.
어린 아이는 '이건 어렵다' 하고 금방 포기할 수도 있지만, 고등학생이나 성인은 목표를 정했을 때 그걸 향해 꾸준히 나아갈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안재용의 경우가 그랬을 겁니다. 그는 '늦게 시작했다'는 사실을 핑계로 삼지 않고, 그 핸디캡을 오히려 자신의 특별한 동기로 만들었습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하겠나' 하는 절박함이 있었던 거죠.
국제 무대로 나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작은 포기가 있었을까

고2 때 발레를 시작한 후, 안재용은 지금 몬테카를로 발레단의 주역입니다. 몬테카를로는 발레 세계에서 가장 명망 있는 단체 중 하나예요. 거기에 오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특별한 성과인지 이해하려면, 그 사이에 몇 년의 시간이 걸렸고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지 상상해봐야 합니다.
대학교, 유학, 해외 오디션, 프로 무용수로서의 생활… 이 모든 과정이 순탄했을 리 없습니다. 분명 힘든 날도 많았을 겁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다른 길을 찾아야 하나' 하는 순간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매번 그때마다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본 그날밤으로 돌아갔던 걸 거라고 봅니다.
흥미롭게도, 이런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작은 포기'를 아주 잘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를 덜 하고, 친구들과 놀 시간을 줄이고, 편한 것들을 미뤄두는 거죠. 하지만 큰 꿈 자체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건 비극적인 희생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정하는 지혜입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이 점을 알려줄 필요가 있어요. '늦게 시작했지만 끝까지 가려면, 지금 당장의 편안함 몇 가지는 포기해야 한다'는 현실 말이에요. 그런데 그게 비극적이지 않다는 것, 오히려 그게 자신의 길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걸 말이죠.
우리 아이가 '안재용처럼'이 되려면
그럼 우리 자녀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때, 부모로서 해주면 좋은 말과 태도가 뭘까요?

먼저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말을 해주세요. 이건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전 세계 무수한 사람들의 경험담이 뒷받침하는 사실입니다. 안재용 같은 발레리노부터 시작해서, 50대에 새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 서툰 손으로 처음 악기를 잡은 사람들… 전부 '늦은 시작이 오히려 장점'이었다고 말하곤 해요.
둘째, '남들의 속도와 비교하지 말 것'을 강조해주세요. SNS 시대라 더 그렇지만, 우리 아이만 뒤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재용도 초반엔 그랬을 거예요. 다만 그는 '그 친구들과 나는 다른 출발선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고, 자신의 속도를 믿었습니다.
셋째, '작은 성취를 축하해주세요.' 큰 목표를 향하는 과정은 길어요. 그 와중에 동기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제보다 오늘 조금 나아졌네', '지난달보다 한 발 앞으로 나갔어' 이런 작은 진전들이 쌓이면, 언젠가 큰 무대에 서게 되는 겁니다. 부모로서 그런 작은 성취를 함께 기뻐해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늦은 시작'이 오히려 특별한 이유
사실 발레 역사를 보면, 늦게 시작했지만 거장이 된 무용수들이 꽤 있습니다. 안재용처럼 우연한 만남으로 춤에 빠져, 늦은 나이에 시작했지만 독특한 음악성이나 표현력으로 인정받는 사람들 말이에요.
늦게 시작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먼저 '왜 나는 이걸 하는가'에 대한 답이 명확합니다. 어릴 때 부모의 권유로 시작한 사람과, 자신의 선택으로 늦게 시작한 사람은 동기가 다릅니다. 안재용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구체적인 이미지를 품고 춤을 배웠을 겁니다. 그게 얼마나 강력한 에너지일까요?

또한, 늦게 시작한 사람은 '겸손함'이 있어요. 자신이 뭘 모르는지 알고, 배우려는 자세가 충실합니다. 어릴 때부터 잘했던 사람은 때로 자만에 빠질 수도 있지만, 뒤늦게 시작한 사람은 매순간을 소중히 합니다.
우리가 놓치는 '기회의 평등성'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인생은 어릴 때부터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있어요.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워야 하고, 피아노를 배워야 하고, 스포츠를 해야 한다고요. 하지만 안재용의 사례는 그런 통념을 깨뜨립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시점은 늦은 건 맞지만, 동시에 매우 현명한 나이입니다. 이때쯤 되면 아이는 자신이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기 시작합니다. 부모의 바람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는 거죠.
혹시 우리 자녀가 지금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싶어 한다면? '지금 말고 어릴 때부터 했어야지'라는 말 대신, '지금이 딱 좋은 시기네' 라고 말해줘봅시다. 안재용처럼, 잠깐의 우연이 평생의 길이 되는 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우리가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틀렸어, 이미 늦었어'라는 말이 아니라, '괜찮아, 지금부터 시작해도 된다'는 믿음일 거예요. 안재용의 발렛슈즈에는 그런 작은 믿음들이 하나하나 담겨 있을 겁니다. 고등학생 시절의 그 한 번의 용기가 없었다면, 몬테카를로 무대는 비어 있었을 테니까요.
출처: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741941&plink=RSSLINK&cooper=RSSREADER
이 기사는 발행 전 부정확하거나 근거가 약한 내용이 없는지 검토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제작 절차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