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 있어도 뇌졸중 위험 '낮다'면서 항응고제 안 먹으세요? 의사들 '잠깐'
2026. 9. 2.

당신의 심장이 보내는 신호, 제대로 받고 계신가요?
50대 이상 분들 중에 병원에서 '심방세동'이라는 진단을 받으신 분들이 꽤 계실 겁니다. 심방세동이라는 게 뭐냐고 물으시면, 쉽게 말해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고 불규칙하게 떨리는 거예요. 심장이 '쿵쿵' 규칙적으로 뛰어야 하는데 '쿵쿵쿵, 쿵..쿵쿵' 이런 식으로 박자가 뒤죽박죽 되는 거죠.
"의사 선생님, 그럼 이게 위험한 건가요?" 이렇게 물어보면, 의사들은 보통 환자의 상태를 평가해서 "지금은 별로 위험하지 않으니 약을 안 먹어도 괜찮을 거 같은데요"라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소식이 하나 있어요.
최근 국내 대학병원 연구팀이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심방세동 환자 중에서 현재 뇌졸중 위험도가 "낮다"고 분류된 사람들도, 항응고제(피가 굳지 않도록 하는 약)를 복용하면 합병증을 **69% 줄일 수 있다**는 거예요. 이게 무슨 의미인지 함께 풀어볼게요.
심방세동, 왜 뇌졸중과 연결되는 걸까?
먼저 심방세동이 왜 위험한지 알아야 합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떨리면, 심장 안에 있는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아요. 물이 흐르지 않는 연못에 이끼가 피듯이, 피가 잘 흐르지 않으면 혈전이라는 피 덩어리가 생기기 쉬워집니다.

그 혈전이 떠내려가서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중풍)이 되는 거죠. 그래서 의사들은 심방세동 환자에게 피가 굳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제를 처방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어요. 의료진들이 환자를 "뇌졸중 위험도가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으로 나눕니다. 나이, 고혈압, 당뇨, 과거 중풍 경력 등을 종합해서 점수를 매기는 거예요. 점수가 낮으면 "아직 약을 굳이 안 먹어도 괜찮을 것 같으니 일단 경과 관찰해봅시다"라고 권장했던 겁니다.
'위험도 낮음'이어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이번 연구는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연구팀이 심방세동 환자들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라고 해요. 결론이 꽤 놀랍습니다.
"뇌졸중 위험이 낮다고 분류된 사람들도 항응고제를 꾸준히 먹은 그룹과 안 먹은 그룹을 비교했을 때, 약을 먹은 그룹에서 합병증(뇌졸중, 혈전증, 심근경색 등)이 훨씬 적게 나타났다"는 거죠.
69%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 효과인지 생각해보세요. 100명의 환자가 있다면, 약을 먹지 않을 때 합병증이 생길 사람이 10명이라면, 약을 먹으면 3명 정도로 줄어든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사망률도 낮아진다고 하니, 이건 무시할 수 없는 결과예요.

그럼 왜 지금까지는 "낮은 위험군"에게 약을 안 줬을까?
이 부분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과거 의료 지침들은 "뇌졸중 위험이 정말 낮은 사람까지 항응고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는 판단에서 나왔거든요. 모든 약은 좋은 효과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항응고제, 특히 혈액을 묽게 해서 피가 굳지 않도록 하는 약들은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습니다. 피가 너무 잘 안 굳으면, 넘어져서 다치거나 다른 부위에서 출혈이 생겼을 때 피가 멈추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의료진들은 신중하게 "이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지"를 계산했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보여주는 건 다른 이야기라고 해요. "낮은 위험군"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합병증 예방 효과가 상당하다는 거니까요.
실제로 이런 약들이 어떻게 작용하는가
항응고제가 뭔지 좀 더 쉽게 설명해볼게요. 우리 몸이 상처로 피가 나면, 혈소판이란 작은 세포들과 여러 응고 인자들이 함께 일해서 '응고'라는 과정을 거쳐 피를 멈춰요. 마치 쌀가루 풀처럼 점점 걸쭉해지는 거죠.

항응고제는 이 응고 과정을 조금 느리게 또는 약하게 만드는 약들입니다. 그래서 혈전이 생길 가능성을 낮춰주는 거고요.
예를 들어, 최근에 많이 쓰이는 항응고제는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DOAC)'라고 불리는데요. 이전의 와파린이라는 약보다 식약청 검사를 덜 받아야 하고, 마시는 방법도 간편하다고 해요. 하루에 한두 번,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으면 되는 정도죠.
"그럼 제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한데, 저는 의사가 아니니까 "약을 먹으세요"라고 말씀드릴 수 없어요. 이건 꼭 병원 의사와 상담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다만, 이런 점은 고려해볼 수 있어요:
**첫째, 이 연구 결과를 의사 선생님께 보여주세요.**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같은 국내 유명 병원의 연구 결과라고 하니, 의사 선생님도 이 결과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병원에서 "제가 지금 낮은 위험군이라고 들었는데, 최근 연구를 보니 항응고제 효과가 좋다고 하던데 어떤가요?"라고 물어보시면 좋아요.

**둘째, 본인의 출혈 위험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해요.** 항응고제를 먹었을 때 얻는 이득(뇌졸중 예방)과 손실(출혈 위험)을 저울질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건 정말 환자 개개인의 건강 상태가 다르니까 의사와 함께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셋째,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합니다.** 항응고제를 먹기로 결정했다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약이 제대로 작용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확인받아야 한다고 해요.
50대 이상이 특히 주의해야 할 점
우리 나이대가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어요. 나이가 들수록 심방세동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또 다른 질병들도 함께 있을 가능성이 크고요.
예를 들어, 고혈압이 있으면서 심방세동도 있는 분들이 꽤 많아요. 이런 분들의 뇌졸중 위험도는 사실 "낮은"게 아니라 "중간" 정도인 경우가 많다고 해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증상이 없다고 해서 괜찮은 건 아니다"는 거예요. 어떤 분들은 심방세동이 있어도 심계항진(심장이 빨리 뛰는 느낌)을 못 느끼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정기적인 심전도 검사가 중요한 겁니다.
의료진과 함께하는 의사결정
마지막으로 당부드릴 게 하나 있어요. 이런 의료 정보들은 "참고 자료"일 뿐, 본인의 진료 결정을 대신할 수 없다는 거예요. 꼭 병원 의사 선생님과 여러 번 대화하면서 천천히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이 약을 먹으면 부작용은 없나요?", "얼마나 오래 먹어야 하나요?",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에 와야 하나요?" 이런 질문들을 편하게 던져보세요. 좋은 의사 선생님이라면 이런 질문들을 충분히 설명해주실 거예요.
심방세동이 있더라도, 제때 치료하고 관리하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가 많은 분들이 더 건강해지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